문방구에서 산 용지에 지나온 날을 칸칸이 적어 들이미는 종이 이력서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원업체 사이트에서 이력서 양식을 받아 적어보내는 것은 보편적인 방식이고, 요즘엔 동영상과 음성, 작품 파일까지 곁들이는 ‘디지털 이력서’까지 유행하고 있다. 


■ 동영상으로, 소리로=대부분 채용사이트들은 웹페이지에 이력을 적어넣는 온라인이력서를 서비스하고 있다. 구직회원들의 사진과 이력을 적어 데이터베이스에 보관하면, 구인회사가 둘러보고 마땅한 인물을 접촉하는 방식이 기본이다. 채용사이트들은 포토 기능을 이용해 얼굴을 돋보이게 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휴대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지원업체가 구직자의 이력서를 읽었는지 여부도 알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잡코리아와 인크루트에는 동영상 이력서가 있다. 이는 경쟁자들에 비해 눈에 띄게 하려는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말과 표정으로 자기 소개를 하거나 외국어 회화실력 등을 알리는 데 주로 이용된다. 인크루트에는 현재 1천여건의 동영상 이력서가 올라있다고 한다. 

잡코리아는 최근 음성이력서를 내놨다. 구직자와 구인업체가 전화를 이용해 목소리로 인재정보를 접할 수 있는데, 이 회사는 “목소리가 중요한 텔레마케터 등의 직업에서 유용한 채용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인 기업들도 온라인이력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최근 도입되고 있는 채용 프로그램들은 이력서 내용을 수준과 항목별로 분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채용시스템을 쓰고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의 인사담당자는 “토익 점수나 학점 등으로 지원자의 구분이 가능해, 채용 관련 통계를 내는 데 편리하다”고 말했다. 

■ 정말 통할까=남들과 달라보이기 위해 동영상 이력서를 활용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지만, 효과가 그렇게까지 검증된 단계는 아니라는 게 기업 인사담당자 등의 평가다. 대부분 기업이 나름대로의 형식을 요구하는데, 난데없이 동영상 이력서를 들이민다면 귀찮게 여길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들은 채용절차를 빠르고 저렴하게 진행하기 위해 온라인이력서를 받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때문에 그 기업의 업종과 분위기를 따져보고 판단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가령 광고나 정보통신 업체가 어떤 형식의 이력서라도 받겠다고 한다면 나름대로 독특한 방식의 이력서를 활용해 볼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보통 면접에서 주어지는 자기소개 시간을 고려하면, 길어야 3분 정도 분량을 내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피시카메라보다는 디지털캠코더를 사용하는 게 화질 면에서 좋다. 

문서 형식의 온라인이력서도 통상적인 이력서 개념을 생각해 기업의 요구사항을 충실하게 따르는 게 왕도다. 인크루트 최승은 팀장은 “해당 업체의 분위기를 파악해 그에 맞게 온라인이력서를 작성하는 게 좋고, 요구하는 형식 외에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 따로 파일을 첨부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대구미래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