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설명해보세요”. 면접관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면? 최근 적지 않은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시 영어면접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3월 채용정보업체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영어 면접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과반수 이상인 63개사가 영어 면접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 영어면접을 시행 중인 기업 가운데 35개사는 직무에 따라 유동적으로 영어 면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28개사는 모든 직무에 걸쳐 영어 면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그룹.LG전자. 포스코. 한진해운 등은 채용 과정에서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영어 면접을 하고 있다. 면접관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영어로 표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는지 면접 정보 사이트 인터뷰 스킬 김은수 팀장의 도움말을 들어보았다.
영어면접의 종류
영어면접은 크게 네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자유면접, 표준면접, 상황면접, 압박면접이 그 것. 자유면접은 말 그대로 비지시적인 면접으로, 인터뷰어는 대화를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 말은 주로 응시자가 하도록 이끄는 방법이다. 자유면접을 실시하는 이유는 ‘응시자의 성품을 알아내기 위함’이다. 표준면접은 미리 마련된 질문에 응시자가 대답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인터뷰어나 응시자가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여지는 없다. 표준면접 역시 응시자의 성품을 알아보려는 목적을 가진다.
상황면접은 하나의 가상 상황을 마련해 놓고 응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상황에 대처하도록 하는 면접이다. 이는 응시자의 상황판단 및 대처 능력을 알려는 목적을 가진다. 압박면접은 면접 도중에 인터뷰어의 태도가 돌변, 응시자의 생각과 자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면접이다. 압박면접은 응시자를 가장 당황하게 하는 면접 방법 중 하나로, 답변에 대한 퉁명스런 대꾸, 침묵 등으로 응시자를 불안하게 하고 답변 태도, 지망동기, 성실성까지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압박면접은 판매, 고객접대, 관리능력 등 대인관계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응시자의 대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듣기 연습부터 철저히
영어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뷰어의 질문이나 의도를 응시자가 얼마나 정확히 알아차리는지의 여부다. 정확히 듣고 이해하는 과정이 수반되야 영어 면접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면접의 기본이 면접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면접관의 질문과 그 속에 담긴 의도를 잘 파악하는 것이 영어 면접 성공 1법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영어 말하기에 앞서 ‘듣는’ 연습이 꾸준히 필요하다.
발음, 강세, 억양을 정확히 지켜야
자칫 영어 면접을 영어 실력 뽐내기로 착각하는 응시자들이 의외로 많다. 영어 면접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빠르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한 마디, 한 마디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f,v와 같은 발음이나 th, r의 발음은 꾸준히 연습하는 것이 좋다. 강세도 중요하다. 영어에서 강세는 단어의 품사를 바꾸어 놓기 때문이다.
쉬운 말을 골라써야
영어 면접시 좀 더 자신의 유창함을 과시하기 위해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려운 단어를 쓰게 될 경우 말을 하다 막힐 위험이 많고, 그렇게 되면 감점이 될 우려도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쉬운 말과 흔히 듣고 쓰는 말 위주로 ‘정확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분야 전문 용어 미리 숙지해야
자신이 지원한 회사, 부서에 자주 쓰이는 전문 용어는 미리 알고 가야 한다. 금융, 증권, 유통, 식품, 광고, 홍보 등 각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용어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숙지하는 것이 좋다.
적극적인 태도, ‘Thank you''를 많이 사용해야
영어 면접 시 면접관들이 주로 초점을 두는 것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가’이지만, 영어 능력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면접관들의 질문을 잘 경청하는지, 예의를 갖추고 있는지 등 면접에 임하는 자세 또한 중요한 평가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지 못한다고 해서 소극적인 태도로 목소리를 작게 한다던가, 우물쭈물하는 태도는 좋지 않은 인상만 줄 뿐이다. 영어 면접을 할 때, 우리말을 섞어서 하는 것 역시 금물이다. 따라서 자신이 답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관이 ‘Have a sit’하고 자리를 권하면 가볍게 ‘Thank you’라고 말하면서 앉는 여유도 필요하며, 면접이 끝나고 나면 면접관에게 ‘Thank you for your time’이라고 대답해 주는 것도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예상 문제를 선정, 녹음하여 교정
미리 예상되는 문제를 선택해 연습하는 것이 좋다. 실전 상황에서 긴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상 문제에 대한 답을 녹음기에 녹음 후, 반복해 들으면서 어색한 부분을 고칠 수 있도록 한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걸어 다니면서 버스 안에서 틈틈이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면접관 앞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