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빨'에 자신이 없으면 통째로 외워라, EBS 라디오교양팀 PD 이선희


국문학 전공에 언론정보학 부전공. 대학 방송국 기자 경력 2년. 3학년 2학기부터 언론사 시험 준비. 3학년 말 토익 900점. 언론사 준비로 점철된 대학생활을 보냈지만, 빵빵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언론사 진출은 여의치 않았다. 

면접만 봤다 하면 떨어졌다. 
오죽 어려우면 ‘언론고시’라 불리겠는가. 그래도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면접. 5개월 동안 신문사 기자, 방송사 기자, PD직에 줄줄이 지원했지만 항상 면접에 가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말할 수 없는 절망감 속에서도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하면서 냉정을 되찾았다. 그리고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나만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책 한 권 분량은 됨직한 두툼한 예상질문과 모범답안을 만드는 데 공을 쏟았다. 

거울 앞에서, 식구들 앞에서… 연습 또 연습 
시사관련 질문과 개인적인 질문,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정리한 예상질문지. 거울을 보면서, 혹은 죄(?) 없는 가족들을 면접관처럼 앉혀두고 날마다 연습했다. 면접을 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예상질문은 풍부해지고 정교해지며 오차 범위가 줄어들었다. 툭 치면 술술 답이 나올 정도로 달달 외웠다. 그랬더니 웬만한 질문은 그 범위 안에 쏙쏙 걸려드는 게 아닌가? 예상했던 질문이 나오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러나 너무 외운 티 안 나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하철 2호선 
이번엔 꼭 될 거라 믿었던 시험에서 보기 좋게 낙방했을 때. 그 좌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졸업하고도 이대로 ‘백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래도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여기서 포기하고 인생을 허비한다면 내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흔히 ‘언론고시’는 ‘지하철 2호선’에 비유된다. 지하철 2호선은 순환선이라 한 번 정류장을 지나치더라도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니까. 지금 안 되더라도 다음 기회엔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떨어질 때마다 ‘두고 봐라. 인재를 놓쳤다고 후회할 날이 올 거다’라는 배짱을 가졌다. 

언론고시, 철저한 준비만이 살길이다. 
서류 전형은 학점과 토익점수가 절대적. 평점 3.5 이상이면 서류에서는 웬만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토익점수도 4학년 되기 전에 900점은 만들어두어야 정신건강에 좋다. 3학년 말부터는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함께 공부했다. 그밖에 해외여행이나 교환학생 체험, 학교 방송국 경험이 훗날 내 이력서를 빛내줬다. 인턴 체험이나 봉사활동, 수상경력, 특이한 동아리 활동 등 어떤 것이든 경험해두면 면접 때 유용하다. 


[자료출처 - 팟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