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특별기고서 후배들에 조언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가 ‘신문의 날’을 맞아 쓴 특별기고에서 재충전이 필요한 후배 기자들에게 “독서하라”고 조언했다.

김 대기자는 이날 칼럼 ‘기자는 읽는 대로의 존재다’에서 “신문기자들은 속보는 트위터․페이스북․뉴스전문방송에 넘겨주고, 사건의 배경을 장황하지 않게, 쿨하게 설명하는 글쓰기를 체득해야 한다”며 “종이신문 기자들은 체질상 인터넷 매체가 넘볼 수 없는 사건의 의미와 본질을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낯선 언론환경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야 짧지만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다. 한국에만 있는 신문의 날, 외람되게 나의 기자 53년을 돌아보면서 ‘기자는 읽는 대로의 존재(Journalist is what he/she reads)’라는 경구에 겸손하게 귀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김 대기자는 자신에 귀감을 준 언론인으로 고 한국일보 최병우 기자(1958년 금문도 취재 중 순직)와 고 중앙일보 홍진기 회장을 들었다. 두 언론인 모두 독서가들이었다.

김 대기자는 “지금까지 외국의 수많은 언론인, 학자, 정치지도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들의 지적 향기를 맡고, 그들의 통찰력에 감화되고, 그들이 읽었거나 쓴 책을 읽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어려운 인터뷰도 했다”며 “칼럼니스트 조지 윌과 조셉 크래프트, 뉴욕타임스 대기자 해리슨 솔즈베리의 집 서재를 방문했을 때는 서가에 꽂힌, 고금을 망라한 책들에 압도되어 머리가 돌 지경이었다”고 했다.

그만큼 훌륭한 언론인들이 독서를 하고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말이다. 또 재충전 없이 마른수건을 짜 쓰기 급급한 기자들에게 독서만한 것이 없다고 권유하기도 했다.

김 대기자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과 질 들뢰즈 등을 들며 “이들의 저서들은 기자의 생각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머리를 재충전시키는 신선하고 충격적인 새로운 개념들과 용어들로 넘친다”며 “늦기 전에 5개년, 10개년 독서계획 같은 것을 만들어 신들린 사람처럼 책을 읽되 맡은 분야에 관계없이 문사철의 바다에 한 이삼년 푹 빠져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자가 왕성한 독서를 한다고 반드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며 “동시에 우리는 독서가 싫은 사람은 기자로, 아니 적어도 라이터(Writer)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기자협회(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25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