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중앙일보 社告를 읽던 제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강도 높은 스터디와 계속되는 취업 고민에 눈은 퀭하고 피부는 부석부석하고 속은 더부룩한가요. 동시에 또 하나 주어진 기회에 가슴은 쿵쿵거리고 눈은 빛나고 있나요. 어서 보고싶습니다. 빨리 오세요. 


- 서류전형.
서류 전형에서 100명 정도 뽑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관문이죠. 자기소개서, 기자도전장 등 써야할 글이 꽤 됩니다. 토익 점수나 학점을 믿고 글을 대강 써서 내면 안 됩니다. 오히려 작문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겁니다. 좀 과감하고 개성있는 자기 소개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작년엔 ‘비빔밥’을 소재로 쓴 자기 소개서가 가장 돋보였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까지 저를 비춰 온 ‘거울’에 대해서, 그리고 거울을 깨뜨리려 노력한 대학생활에 대해서 썼습니다.

- 필기시험.
중앙일보 작문시험의 열쇠는 독창성이라고 말들 합니다. 재미있게 쓰되, 생각의 깊이도 보여줘야 합니다. 작년엔 하루치 신문에서 사진 하나를 골라 자유롭게 연상해 쓰도록 했습니다. 사진으로부터 얼마나 생각의 가지를 칠 수 있는가가 관건일 것입니다. 가장 좋았다고 회자되는 글은 중국 공산당 간부들의 단체 사진 속 유일한 여자당원의 일생을 그 여성의 목소리로 회고한 픽션입니다. 상상력과 중국 역사에 대한 지식, 글 솜씨 등이 두루 빛났다고 합니다.

- 현장취재평가와 합숙평가.
여기까지 왔다면 반은 왔습니다. 나흘 정도의 평가 기간 중 한,두 번이라도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킬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취재 평가 땐 아마 르포형식의 박스 기사를 쓰게 될 테니 기사 형태를 눈여겨 봐 두세요.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합숙 평가에선 발표를 두 번 정도, 토론을 두 번 정도 하게 됩니다. 차분하고 당당하게 임하세요. 발표는 주제를 잡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합니다. 토론은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토론의 맥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최종 면접.
자기 앞에 회사 임원들이 일렬로 앉아있으니 긴장이 될 법도 합니다. 질문을 받게 되면 바로 답하지 말고 생각을 하세요. 다문 10초라도 시간의 여유를 두면 긴장이 꽤 가십니다. 긴장할수록 정리 안 된 말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내게 되죠. 침착, 또 침착입니다. 반격을 받더라도 흥분하면 안 됩니다. 고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한 단계 통과할 때마다 단내 나는 한숨이 쉬어지던 여정이었습니다. 그 고단한 시험 끝에는 더 고단한 기자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언론사 시험에서 고배를 마실 때마다 다 접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마음을 정리한 후에야 비로소 시험에 집중이 되더군요. 이제는 돌아설 수 없을 만큼 이 길을 오고 싶다면,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나입니다. 盡人事 待天命.




[자료출처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