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작문 준비요령 


이름 : 손택균 
나이 : 1975년생 
학력 : 연세대 건축공학졸 
입사일 : 2003년 12월 동아일보 입사 
부서 : 사회2부 기자 

감히 글쓰기에 대해서 얘기하게 됐습니다. 
입사 전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시험 준비 방법을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니 그저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많이 읽으십시오. 무작정 닥치는 대로 읽는 것보다는 신문이나 주간지를 훑어 나가다가 좋다고 판단되는 글을 골라서 차분히 정독하시는 게 좋습니다. 
감탄할 정도로 좋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꼭 베껴 써 보세요. 똑같이 모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너덧 사람과 함께 모여서 실전 연습을 하십시오. 
여럿이 매일같이 모여앉아 이것저것 다 같이 공부하는 것은 자칫 타성에 젖을 우려가 있으므로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영어나 상식정리 등 다른 공부는 혼자 하시고 글쓰기 연습만 단출한 모임을 만들어서 하세요. 

실전보다 조금 더 촉박하게 시간제한을 두고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친목 모임이 아니므로 서로의 글에 대한 비판은 철저하게 냉정해야 합니다. 모임을 만들 때 성향이 비슷한 사람보다는 사사건건 격렬한 논쟁을 벌일 만큼 사고방식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찾으십시오. 

찬반이 엇갈리는 민감한 주제에 대해 글을 써 본 후 진지하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글을 쓰면서 혼자 일방적으로 쉽게 단정했던 부분들을 탄탄하게 수정 보완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의외의 주제와 마주치는 것에 익숙해지십시오. 

함께 연습하는 사람들 모두가 매번 두어 가지씩의 주제를 생각해 오도록 합니다. 주제들을 쪽지에 적어 흩뜨려 놓고 무작위로 뽑아서 바로 글을 써 보세요. 
뽑힌 주제가 그럴 듯 하지 않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해서는 안 됩니다. 실전에서 꼭 번듯하고 무게 있는 시험주제가 나온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 주변의 모든 대상이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한 번 쓴 글은 두 번쯤 고쳐 쓰십시오. 
연습 때 써본 주제가 실전에 그대로 나왔다고 해서 무작정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토론하면서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해놓지 않았다면 자칫 주제에 대한 혼란만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쓴다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갖고 어색하거나 불명확한 부분을 보강하세요. 
자신의 글에 철저히 냉정해지십시오. 독특한 글보다는 솔직한 글을 쓰시기 바랍니다. 일단 튀어야 눈에 띄리라는 생각으로 독특한 표현에 치중하다보면 십중팔구 내용이 부실해집니다. 
자기가 쓴 글을 자주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자신의 글을 자신의 목소리에 담아보면 얼마나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썼는지 자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어색하게 들리는 곳이 진실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예년의 출제경향 등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가 나오든지 솔직한 생각과 느낌을 보편적인 표현으로 쉽게 풀어서 쓰세요. 
“기사는 중학교 3학년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쉽게 쓸 것”- 입사 후 여러 선배들로부터 수없이 반복해서 들은 충고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지 명확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쓴 글은 항상 쉽게 읽힙니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조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 많이 부끄러워집니다. 초심을 다시 가다듬고 열심히 스스로를 단련하면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과 거두시기 바랍니다. 


[자료출처-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