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지원하는 예비기자들에게 


이름 : 신수정 
나이 : 1981년생 
학력 : 이화여대 영어영문 졸 
입사일 : 2003년 12월 동아일보 입사 
부서 : 사회1부 기자 

한창 추웠던 지난 2월, 사회부 기획사건팀 소속으로 서울 노량진 경찰서 등지에서 수습기자 생활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배들이 들어온다니 시간 참 빠르네요. 
아직도 완전한 기자라고 하기에 부족한 것이 너무 많은 저인데 후배가 될지도 모르는 여러분에게 글을 쓰려니 자판을 두드리는데 무척 신경이 쓰입니다. 

그래도 지난해 경험을 되살려보면 채용 홈페이지에 선배들이 써놨던 글들이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더라구요. 저도 이 글을 통해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네요. 
지금부터 최대한 기억을 복원해보겠습니다. 

수습기자로 경찰서를 돌기 시작한 후부터는 친구들 만나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토요일 하루의 휴일에는 자느라 바빴구요. 급기야는 친구들이 음식 싸들고 경찰서로 위문을 오기도 했습니다. 군대 생활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남자 동기들이 모두 수습생활과 군대생활을 비교하더군요. 

정식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취급은 커녕 때론 ‘애완견’보다도 훨씬 못한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습을 떼고서도 사실 거의 매일 야근에, 무시무시한 폭탄주에, 기사 아이디어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기다리고 있지요. 

그런데도 선배들은 물론이고, 저 같은 햇병아리기자까지도 기자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여러분들도 저희들의 뒤를 이어 기자의 문을 두드리려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딱 집어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뭔가 기자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가 생각하는 기자의 매력은 매일 크고 작은 역사를 기록하는 희열과, 제가 쓴 기사에 사회가 조금씩 반응할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전율같은 것입니다. 

동아일보에 입사해 앞으로 든든한 동업자가 될지도 모를 여러분들도 각자가 생각하는 기자의 매력이 있겠죠. 입사 후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휴가 기간에 재밌게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 소설 '연금술사'에 나온 한 구절을 인용하며 글을 맺겠습니다.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원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된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오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게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여러분들도 그 임무를 꼭 완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자료출처-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