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했던 지난 3월 29일(목)에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주)엠제이플렉스가 주관한 '콘텐츠 방송기술 분야 멘토 특강이 열렸다. 이날 특강에는 방송 기술 분야를 희망하는 일반 학생, 창직 인턴생, 한강미디어고 학생, 서울영상고 학생들이 참석해 강연장을 가득 채웠다.
이날 특강에 참여한 송지현 씨는 "평소 방송 기술분야에 대한 강의가 많지 않아 아쉬웠는데 드라마프로듀서스쿨을 통해 오늘 특강을 알게 됐다. 편집 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다. "고 전했다. 서울영상고등학교의 박소현 학생은 "현재 영화를 만드는 동아리인 ‘홍프레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동아리에서 영상을 만드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영상을 만드는 것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먼저 취업포털 사이트인 ‘미디어잡’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뤄지고 현재 KBS2 <불후의 명곡2>의 후반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에스오엘 윤진성 대표이사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윤진성 대표이사는 강연 내내 유쾌한 입담과 함께 직접 시범을 보이며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의 후반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간단하게는 TV에 나오는 연예인 얼굴에 기미와 잡티를 제거하고 뽀샤시하게 하는 것부터 그래픽, 타이틀, 디자인 등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윤진성 대표는 먼저 자신이 제작한 영상들을 보여주고 실제로 KBS2 <불후의 명곡2>에서 출연자 얼굴에 이미지를 합성하는 과정과 대진표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툴에 대한 소개도 함께 이뤄져 방송 편집기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시선을 끌었다. 윤진성 대표는 담당 PD가 의뢰한 편집 방향을 전하고 해당 이미지를 찾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시범을 보였다. 강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텔레비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그래픽 편집 과정에 집중하며 경청했다.
윤진성 대표는 편집기술 경향에 대해 "현재 기계가 계속해서 디지털화되고 있다. 옛날에는 컴퓨터에 에러가 많았기 때문에 방송 사고가 나면 큰 일 나기에 테이프를 많이 썼다. 요즘에도 방송사고 등에 대한 우려로 여전히 테이프로 편집하고 후반 작업을 디지털로 편집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현재 아비드, 파이널 컷 프로 등이 다양한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어 방송 기술분야 준비생들이 혼란이 많은데 이에 대해 윤진성 대표는 "요즘 들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리는 똑같다. 어떤 툴을 사용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나를 마스터하게 되면 전혀 어렵지 않게 적용해서 쓸 수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윤진성 대표는 솔직한 조언을 하며 마무리했다. "방송국 공채로 들어가지 않고 일을 하게 되면 안정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편집 기술에 대한 정식적인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았고 앞으로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능력만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기에 실력을 쌓길 바란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고 목표를 정확하게 세워 준비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뒤이어 MBC <남극의 눈물>과 <해를 품은 달>로 잘 알려진 송인혁 촬영감독의 특강이 이어졌다.
송인혁 촬영감독은 먼저 <남극의 눈물>의 현장 사진들을 함께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며 집중시켰다. 송인혁 감독은 '부끄럽고 쑥스럽다'고 말했지만 강연 내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와 필요한 자질에 대해 열정적으로 전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촬영 콘티가 정확하게 정해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사전 제작이 어려워 현장에서 촬영감독의 창의성과 자신의 생각을 담기 쉽다.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좋다."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전했다. 덧붙여 "촬영 감독은 바로 평가가 가능한 부분이다. 영상 구성이 어설픈지, 포커스가 나갔는지 등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사체에 대한 정보를 풍부하게 알고 현장에 나가야 한다. 당시 <남극의 눈물>을 촬영하기 전에 관련 논문과 전문가들을 만나 철저하게 준비했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갈 때는 대본을 정독하며 드라마 흐름과 맞는 구성을 고민한다. 내가 피사체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현장에서 실수를 줄이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채용과 관련해서는 "현재 내가 입사할 당시보다 문이 많이 좁아져 프리랜서 촬영 감독이 많고 공채는 매년 1~2명 정도다. 아니면 프로덕션에서 배정 받아서 일을 하게 되는데 불안정한 것이 사실이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정식 입사 과정을 거쳐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덧붙여 "공중파 공채과정에서는 카메라를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촬영에 대한 꿈이 있는 지원자들 중에서 열정, 성품, 인품,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시선 등을 본다. 그래서 지금 당장 기술적인 부분에 집착하지 않으면 좋겠다. 기술적인 부분은 입사하고 나서 6개월 후에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촬영감독에게 필요한 자질로는 "깊게는 아니더라도 다방면으로 지식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 흐름과 문화적 감성을 읽을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홍대 문화를 즐기러 자주 가고 평상시에 좋은 그림과 영상들을 많이 본다.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변화시켜야 한다. 기술적인 것은 부수적인 문제다. 기계는 몇 번 다뤄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나만의 감성과 정확한 시야를 갖고 있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잡에서 입사서류 작성 방법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실제로 사례들을 제시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방송 분야를 준비하는 친구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직군에 대한 프라이드가 잘 드러난다. 굉장히 감각적이고 예술적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많다. 방송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대기업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해야 한다."고 방송 분야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특히 필요한 조언을 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덧붙여 "인사담당자들이 하루 평균 보는 자기소개서가 480여 개다. 따라서 자신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중심으로 재미있게 전해야 한다.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연애편지를 쓰듯이 간절함이 드러나야 한다. 또한 내가 이 회사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전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0번 이상 고쳐 쓰는 과정에서 문장을 짧고 세련되게 고치며 키워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늘 돌아가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며 경험을 중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길 바란다. 특히 방송 분야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다소 담백하게 쓰더라도 내가 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마무리했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긴 시간에도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고 열심히 필기를 하며 경청하는 준비생들이 많았다. 한강미디어고 염영아 학생은 "평소에 존경하는 송인혁 촬영감독님을 만나서 좋았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고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