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에 맞서는 전현직기자가 들려주는 감동실화!

1989년 한국 사회가 암흑기를 벗어나려던 무렵 혜성처럼 등장해 기존 잡지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던 시사 주간지 '시사저널'.『기자로 산다는 것』은 창간 직후부터 날카로운 조언과 직언을 일삼으며 고급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시사저널의 전현직기자 23명이 시사저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생생히 증언한다.

삼성 관련 기사의 일방적 삭제를 시작으로 불거진 '시사저널 사태'로 직장 폐쇄까지 된 후, 거리로 내쫓긴 시사저널 기자들이 전직 기자들과 함께 이 책을 펴냈다. 먼저 1부에서는 시사저널이 규모는 작지만 파급력은 강한 매체로 우뚝 서기까지의 과정을, 2부에서는 시사저널에 몸 담았거나 현재 몸 담고 있는 4명의 기자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현직 기자들이 자기 경험을 토대로 기자로 살아가기 위한 각종 노하우를 소개하여 기자 지망생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끝부분에는 시사저널 사태 일지와 고재열 기자의 회고록, 편집국장을 역임했던 소설가 김훈의 인터뷰, 시사저널에 보내는 독자들의 희망 메시지 등이 실려있어 색다른 감동을 준다.


머리말
단절된 맥박을 고동치게 하라 | 안병찬

01 시사저널의 추억
고지식해서 아름다운 사람들 | 김상익
뉴스 전쟁터에서 띄우는 '편집장의 편지'
"네, 이문재입니다" | 이문재
시사저널은 어떻게 명품이 되었나 | 성우제
'불발'로 끝난 히로뽕 체험 기사 | 박상기
어떻게 지킨 시사저널인데 | 백승기
한 경상도 소년의 ‘키티 다이어리’ 탈출기 | 신호철

02 시사저널 사람들
아직도 정도를 걷겠다는 이상한 기자들 | 문정우
내가 만난 김훈과 서명숙 | 김은남
시사저널 문화부라는 곳 | 노순동
야박하고 불친절한 선배들 | 안은주

03 기자로 산다는 것
'수수께끼 기자'의 수수께끼 같은 기사 | 남문희
열다섯 번의 특종, 열세 건의 소송 | 정희상
경제 기사, 나의 달콤 살벌한 연인 | 장영희
고춧가루 전문, 시사저널 정치부 | 이숙이
나를 주눅들게 한 '공포의 리라이팅' | 오윤현
'몸뻬 바지'를 입고 스스로 표지가 되다 | 양한모
수습 기자의 행복한 시간 | 고제규
우리는 시사저널 기자이니까 | 차형석
이건희 회장의 '황제 스키'를 몰래 찍다 | 안희태

부록 : 시사저널 사태를 말한다
시사저널 사태 일지
김훈은 말한다-내가 무너졌던 30년 전 그 자리에 후배들이 서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 아름다운 고통의 나날 | 고재열
한국 언론의 명예, 시사저널에 달려 있다
이우일 만화
이철수 엽서
"힘내세요, 시사저널"


삼성 관련 기사를 발행편집인이 일방적으로 삭제한 데서 불거진 ‘시사저널 사태’가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지난 1월 11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시사저널 사측은 이에 맞서 1월 22일 직장 폐쇄를 감행한 상태이다.

직장 폐쇄 이후 거리로 내쫓긴 시사저널 기자들이 단행본 한 권을 펴냈다. [기자로 산다는 것]이 그것이다. 시사저널사태 이후 각종 매체에 릴레이 기고를 이어가며 후배 기자들을 측면 지원하고 있는 전직 기자와 편집장들도 이 책에 원고를 보탰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시사저널의 추억, 제2장 시사저널 사람들, 제3장 기자로 산다는 것.

김 훈, 박상기, 서명숙, 김상익, 이문재 등 전직 시사저널 기자와 백승기, 문정우, 남문희, 정희상, 장영희 등 현직 시사저널 기자가 함께 참여한 이 책에는 한국 최초로 본격적인 시사 주간지 시장을 개척했던 이 잡지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생생한 증언들이 담겨 있다. 한국형 탐사 저널리즘의 신영역을 개척하는 한편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끊임없이 추구했던 이들의 궤적을 좇다 보면 최근의 시사저널 사태가 무엇 때문에 발생했는지 유추할 수 있게 된다. 취재 현장과 편집국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지를 실감나게 엿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이 책의 매력. 때로는 무협지처럼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풍성한 에피소드가 책 읽는 맛을 배가해 준다.

부록으로 실린 독자들의 메시지 모음집(‘힘내세요 시사저널’)은 또 다른 감동이다. 1970년대 동아투위 사태가 정치 권력에 의해 기자들의 펜이 꺾인 사건이라면 2000년대 시사저널 사태는 자본 권력에 의해 기자들의 펜이 꺾인 사건이라고 규정하는 독자들은, 시사모(시사저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www.sisalove.com)라는 모임을 자발적으로 결성하는 한편 ‘나를 고소하라’ 운동, ‘진품 시사저널 예약 운동’ 등을 벌여가며 시사저널 기자들을 지지격려하고 있다. 책 말미에는 김 훈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소설가)이 시사저널 사태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털어놓은 격정 인터뷰도 실려 있다("내가 무너졌던 30년 전 그 자리에 후배들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