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산업은 모든 문화산업의 기반이 되는 산업입니다. 책이 문명의 기반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지만, 현실은 출판산업이 모든 문화산업의 모태라는 사실에 대해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반만년의 역사를 일구어 온 대한민국에서 출판과 인쇄가 차지하는 문명사적 위상은 전세계적인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출판산업은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독서인구는 날로 감소하고 있고, 출판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 처했습니다.
이런 때 제2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취임하게 된 본인의 임무가 막중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진흥원 운영은 원장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진흥원 전 직원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때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봅니다.
진흥원은 앞으로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체계로 운영될 것입니다. 중복 사업을 통합하고, 신규사업의 가능성을 시도하며, 집중 사업을 성장시키는 사업 체계는 출판진흥사업의 생태적 진화의 기본 구조가 될 것입니다.
출판계와의 관계에서는 최대한 공익성과 공신력을 지켜가겠습니다. 외부의 청탁과 외압에 굴하지 않고, 출판산업 전체의 이익을 위해 사소한 개인의 친소에 치우친 일처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공명정대한 자세로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문화적으로는 우리 문화와 우리 책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글 폰트를 개발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외국에 알려온 삶을 살아오면서 책을 통한 문화적 다양성과 고유문화 확장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습니다. 타 분야 문화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꾸준히 발굴하여 문화산업 전체에서 책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언명을 넘어 실질적인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길을 찾겠습니다.